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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겁이 그렇게 많은지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영화 한편 보러갈려고 해도 갖은 아양으로 꼬셔야 하더니만 나이가 조금 더 들면서는 영화관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나보다. 지지난주엔 '파이 스토리'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오더니만 지난 토요일엔 오래 기다렸던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을 엄마와 함께 보고 오셨다. 원래는 아빠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목요일 오전에 봐야할 집안 일이 생기는 바람에 엄마랑 다녀왔다. 어제 퇴근해보니 방바닥에 레고 덩어리가 놓여 있었다. 지 나름대로 썰매를 만들었단다. 사진을 찍고 나니 '작품'이 하나 더 있단다.

 

이제 우리 나이로 10살이 되지만 '도라에몽 비밀도구 대백과'를 보면서 즐거워 하는 아이. 어제는 도라에몽 비밀도구 대백과를 보다가 "아빠, 이런 사진기 있으면 이사할 때 좋겠다. 2차원 사진기라는건데, 이 사진기로 물건을 찍으면 가구라든지 이런 것들이 사진 속으로 들어가요. 그런 다음 이사간 곳에서 사진에 물을 뿌리면 물건이 다시 나와서 배치가 되는거에요"라면서 쫑알댄다. 이제 크리스마스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닌 제 부모가 선물을 사주는 것을 눈치챈 것 같지만 짐짓 모른척 하며 산타 선물과 엄마 아빠 선물을 동시에 뜯어내는 잔머리를 굴리기는 꼬맹이. 어느 순간 '청소년'으로 변해버리겠지만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모순적인 것 같다. 얼른 크기를 바라는 마음과 꼬맹이로 재롱을 더 피워줬으면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드니 말이다.

 

 

 

 

 

Posted by 까만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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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는 학년마다 수필 작품이 꼭 수록돼 있었는데 그중 가장 많이 기억나는 작품이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와 피천득의 ‘인연’이다. 중·고교를 다니던 시절 국어 시험에 두 작품의 지문이 단골로 나왔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참고해야 하기도 했고, 두 작품 모두 어찌보면 청승맞게 느껴지는 페이소스가 담겨 있어서 나름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다. 피천득의 ‘인연’ 자체가 일본인 소녀와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거니와 작자에 대한 이런저런 논란을 나중에 알고 입맛이 좀 쓰긴 했지만 어린 시절 읽었던 글이어선지 느낌이 오랫동안 남아 있다.

 

그런데 수필이라는 장르를 정의하면서 참고서에서 맨먼저 나왔던 ‘생각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쓴 글’이라는 항목은 요령부득이었다. 기자랍시고 잡글을 써온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나는 ‘생각 가는대로, 붓(지금은 컴퓨터로 글을 쓰니 손가락이겠군!) 가는대로 쓰다’라는 행위가 성립가능한 것인지 모르겠다. 속된말로 ‘야마’ 없는 글이란게 쓰일 순 있겠지만 그렇게 쓰인 글이 당최 읽을만한 글이 될 수 있을까?

 

교양 노트 - 10점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석중 옮김/마음산책

 

그럼에도 정말 힘빼고, 혹은 자유자재로 힘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소재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쓴 것처럼 보인 글들이 있다. ‘요네하라 마리’라는 일본인 작가의 책이 내 책장에 모셔진 것은 꽤 됐다. 출판 담당기자를 하던 시절 신간으로 들어왔던 것인데, 출판 담당기자는 표지에서부터 힘과 인상을 팍팍 써대는, 소위 말해 ‘선이 굵은’ 신간들과 씨름하기에도 벅찬지라 매우 일본인스럽기도 하고, 반대로 일본인스럽지 않기도 한 이름의 작가가 쓴 책을 미뤄둘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책장에 이 책을 모셔둔 것은 주마간산으로 휘리릭 넘긴 책장에서 뭔가 깨소금 같은 냄새가 났기 때문이었을까?

 

지난 금요일 저녁 우연히 요네하라 마리의 ‘교양노트’를 뽑아 읽었다. 2010년 11월 1쇄 번역본이다.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란 부제를 달고 있는데 요미우리 신문 일요판에 연재했던 글들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요네하라 마리에 대해 검색하다보니 고종석 선생이 정리해놓은 프로필이 눈에 띄기에 링크를 거는 것으로 갈음한다. [고종석 기획연재 여자들] <11> 요네하라 마리 - 정숙한 미녀 ) 짧막한 글들이라 가끔씩 틈날 때 보려고 했는데 주말 동안 다 읽게 됐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성장배경을 지닌 저자의 위트, 일상생활 속의 에피소드에서 비범함을 길어오르는 눈매,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전복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의식 등이 짧은 글 속에 펼쳐진다. 기가 막히는 러시아의 재담을 소개하는 대목에선 배꼽을 잡다가도, 어떤 사물과 단어의 기원을 쫓아 올라가서 의미와 변용을 추궁하는 대목에선 사뭇 진지해지게 만든다. 책은 너무 유쾌하게 읽었지만 내 마음 한켠에 남은 감정은 ‘주눅든다’와 ‘부럽다’이다.

 

이런게 바로 ‘생각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쓴 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요네하라 마리는 이 책에 실린 ‘자유라는 이름의 부자유’ 글에서 나의 이런 생각을 반박했다. ‘15년쯤 전에 어느 기특한 편집자에게서 “어떤 주제라도 좋습니다. 언제라도 채으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아직도 그 두터운 배려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이번 달 15일까지 원고지 30매, ‘나 올로 여행’이라는 주제로 부탁합니다”하고 시간과 양, 주제가 한정되면 거짓말처럼 빠르게 원고가 진척된다.’(248쪽)

 

심지어 요네하라 마리는 신문 연재를 제안받을 때 글자수 제한은 있지만 더럽거나 이데올로기적인 주제를 제외하곤 ‘자유롭게 무엇이든’ 쓸 수 있다는 자유가 주어져서인지 매번 글의 주제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다보니 원고보다 마감이 빠른 일러스트레이터로부터 심한 독촉을 받게 됐고 주제라도 먼저 알려달라는 독촉에, 언젠가 “그럼 그림을 먼저 그려줘요. 그림에 맞춰 원고를 쓸테니까요”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 방식이 끝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전달받은 그림을 실마리로 책을 읽거나 주위를 관찰하면서 사물의 새로운 측면을 깨닫기도 했단다.

 

이로써 지난 주말 내 눈을 즐겁게 해준 요네하라 마리라는 작가 역시 ‘생각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글을 쓰지는 못했다는 것이 증명됐지만 ‘교양노트’는 힘을 빼고 글을 쓴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만 되면 얼마나 멋진 글을 만들게 하는지도 깨닫게 해줬다.

몇마디 더 덧붙이자면 요즘은 다른 사람이 힘빼고 하는 얘기 혹은 글을 볼 시간적, 심적 여유가 없어서인지 그런 글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 다들 자기의 주의, 주장을 한껏 집어넣어서 칼 같은 증빙을 빽빽하게 덧붙여야만 ‘시원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허기사 어처구니 없는 것들을 증거라고 나열하면서 목청만 높이는 것들이 더 많지만. 맨날 ‘한가한’ 책들만 읽고 살 순 없겠지만 눈밝은 편집자·기획자들이 고맙게도 골라 내놓은 펴낸 ‘한가한’ 책들이 안겨주는 청량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

 

 

 

 

 

Posted by 까만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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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1차 발표했다. 여야 정치권과의 사전 협의 없이 전격적으로 발표됐는데 일부 예고됐던 것도 있고, 당사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새로운 사항도 적지 않았다.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는 새로 정권을 잡은 집단이 새 정부를 자신의 구상대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설계도를 내놓은 것에 비유될 수 있다. 행정부의 각부처는 집권자의 국정운영방향을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집행하는 기구이므로 누가 각부의 수장, 즉 장관을 맡느냐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각 부처의 이름에도 명확하게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행정부 각부처의 이름의 변화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기간이 워낙 오래다보니 나름대로 정권의 '일관성'이 유지됐던 이유가 클 것이다. 박정희의 뒤를 이은 전두환, 노태우 정권이 들어설 때 변화가 있긴 했으나 역시 이전 정권과의 연속성이 있었고, 국내외적 환경변화도 현재보다는 느렸기 때문인지 역시 각 부처 이름의 변화폭이 크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1990년대 이후, 즉 김영삼 정권 이후부터는 경직된 것처럼 보였던 각부처의 이름의 변화폭이 커지기 시작한다. 포괄적이던 부처 명칭도 업무가 추가될 때마다 해당 업무 이름을 부처명에 구체적으로 명기하는 방식으로 변화의 트렌드가 바뀐 경향도 눈에 띈다.

 

내가 기억하는 한에서 좀 어색하거나 뜨악하게 받아들여졌던 부처명은 기억나는대로 읊어보자면 교육인적자원부,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정도인 것 같다. 만든 통치자들은 나름 심오한 철학을 가지고 만들었겠지만 내 눈에는 각 단어의 조합이 지금 보기에도 어색하다.

 

정권이 교체된 이명박 정권 초기에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두고 여야의 대립이 매우 극심했다. 통일부, 여성부, 해양수산부 등 이전 정부들이 치적으로 삼고 있던 부처들을 대폭 폐지 또는 개편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야의 대립과 의견차가 너무 극심했기에 타협 끝에 나온 결과물은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일진 모르겠지만 좀 이상한 모양새가 나온 것 같다.

 

그리고 지난 15일 발표된 박근혜표 정부조직개편안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이름은 미래창조과학부이다. 이 부처의 영문명이 뭐가 되드냐는 둥, 창조론을 과학의 영역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냐는 둥 말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보기에도 좀 아스트랄해 보이긴 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약칭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미래부?' '과학부?' '미창과부?' '미래과학부?' 설마 '창조부'는 아니겠지. 그러고보니 명칭이 바뀐 부처들은 약칭과 영문명을 새로 작명하느라 고심깨나 할거다.

 

 

 

이번에 정부조직법 변천사를 추적하면서 알게된 사실 한가지. 바로 정부조직법이 1948년 7월 17일 제헌헌법과 같은날 만들어진 대한민국 법률 제1호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조직법은 일부개정과 전부개정, 타법 개정으로 인한 일부개정을 모두 합쳐 57차례 개정됐다. 조만간 박근혜표 정부조직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58번째 개정이 될 것이다.

 

국내외적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이에 따라 정부의 역할도 변할 것이다. 집권자가 일 잘하기 위해 정부 조직을 효율적으로 바꾸겠다는 것 자체를 뭐라할 순 없다. 그렇지만 몇년마다 바뀌는 부처명을 온국민이 새로 익히느라 겪는 고충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참고로 정부조직법 변천사 추적은 법제처 홈페이지의 '국가법령정보센터'와 국회 홈페이지의 '국회법률지식정보시스템'을 이용했다. 정부조직법 제4장에 행정각부의 명칭과 역할이 규정돼 있는데 아래 개정 목록은 행정각부의 이름이 바뀌거나 신설, 폐지되는 사항이 있는 경우만 모은 것이다. 각부 이하의 처, 청의 신설, 폐지, 이관 또는 행정각부의 명칭 변경과 관련 없는 업무분장 변경 등은 제외했다.

 

1940~50년대(이승만 대통령 시절)

 

[시행1948.7.17] [법률 제1호, 1948.7.17, 제정]
1. 내무부
2. 외무부
3. 국방부
4. 재무부
5. 법무부
6. 문교부
7. 농림부
8. 상공부
9. 사회부
10. 교통부
11. 체신부

 

[시행1949.4.15] [법률 제22호, 1949.3.25, 일부개정]
1. 내무부
2. 외무부
3. 국방부
4. 재무부
5. 법무부
6. 문교부
7. 농림부
8. 상공부
9. 사회부
**10. 보건부
11. 교통부
12. 체신부
(노동·보건·후생과 부녀문제 담당하던 사회부는 노동만 담당. 보건부가 의무, 약무, 방역, 위생 기타 보건에 관한 사무를 담당)

 

 

1960년(419 정권)

 

[시행1960.7.1] [법률 제552호, 1960.7.1, 전부개정]
1. 외무부
2. 내무부
3. 재무부
4. 법무부
5. 국방부
6. 문교부
**7. 부흥부
8. 농림부
9. 상공부
**10. 보건사회부
11. 교통부
12. 체신부
(산업경제에 관한 종합적 계획의 실시와 관리조정 담당하는 부흥부 신설, 사회부와 보건부 통합)

 

 

1960~70년대(박정희 대통령 시절. 60년대에 개편이 잦았으나 70년대에 잦아듬) 

 

[시행1961.6.16] [국가재건최고회의령 제14호, 1961.5.26, 일부개정]
1. 외무부
2. 내무부
3. 재무부
4. 법무부
5. 국방부
6. 문교부
**7. 건설부
8. 농림부
9. 상공부
10. 보건사회부
11. 교통부
12. 체신부
(부흥부 폐지. 건설부 신설)

 

[시행1961.6.22] [법률 제631호, 1961.6.22, 일부개정]
1. 외무부
2. 내무부
3. 재무부
4. 법무부
5. 국방부
6. 문교부
7. 건설부
8. 농림부
9. 상공부
10. 보건사회부
11. 교통부
12. 체신부
**13. 공보부
(국가이념과 정부시책을 대내외에 천명하고 반공사상을 고취하며 전국민을 국가재건사업에 총궐기케 하기 위하여 정부각부에 분산되어 있는 공보업무를 통합한 공보부를 신설)

 

[시행1961.7.22] [법률 제660호, 1961.7.22, 일부개정]
1. 외무부
2. 내무부
3. 재무부
4. 법무부
5. 국방부
6. 문교부
7. 삭제<1961·7·22>
8. 농림부
9. 상공부
10. 보건사회부
11. 교통부
12. 체신부
13. 공보부
(건설부 폐지, 경제기획원 신설)

 

[시행 1967.3.30] [법률 제1947호, 1967.3.30,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농림부
상공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교통부
체신부
공보부
(건설부 부활)

 

[시행 1968.7.24] [법률 제2041호, 1968.7.24,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농림부
상공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공보부
(공보부를 문화공보부로 확대)

 

[시행 1973.3.3] [법률 제2557호, 1973.3.3,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농수산부
상공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공보부
(농림부를 농수산부로 개편)

 

[시행 1977.12.16] [법률 제3011호, 1977.12.16,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농수산부
상공부
**동력자원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공보부
(동력과 지하자원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동력자원부 신설) 

 

 

1980년대(전두환 대통령 시절) 

 

[시행 1981.4.8] [법률 제3422호, 1981.4.8,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농수산부
상공부
동력자원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노동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공보부
(노동조건의 기준, 직업안정, 직업훈련, 실업대책, 산업재해보상보험, 근로자의 복지후생, 노사관계의 조정 기타 노동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노동부 신설)

 

[시행 1982.3.20] [법률 제3540호, 1982.3.20,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체육부
농수산부
상공부
동력자원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노동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공보부
(체육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체육부 신설)

 

[시행 1987.1.1] [법률 제3854호, 1986.12.20,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체육부
**농림수산부
상공부
동력자원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노동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공보부
(농림부를 농림수산부로 확대개편)

 

 

 

노태우 대통령 시절 

 

[시행 1989.12.30] [법률 제4183호, 1989.12.30,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문교부
**문화부
체육부
농림수산부
상공부
동력자원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노동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공보부를 분리·개편함에 따라 문화공보부의 관장사무를 문화부와 공보처로 분할해서 맡김)

 

[시행 1990.12.27] [법률 제4268호, 1990.12.27,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교육부
문화부
**체육청소년부
농림수산부
상공부
동력자원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노동부
교통부
체신부
(문교부를 교육부로 명칭을 변경. 체육부에 청소년건전육성업무를 더해 체육청소년부로 명칭을 변경)

 

 

 

김영삼 대통령 시절 

 

[시행 1993.3.6] [법률 제4541호, 1993.3.6,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재무부
법무부
국방부
교육부
**문화체육부
농림수산부
**상공자원부
건설부
보건사회부
노동부
교통부
체신부
(문화부와 체육청소년부를 통합하여 문화체육부를 신설. 상공부와 동력자원부를 통합하여 상공자원부를 신설)

 

[시행 1994.12.23] [법률 제4831호, 1994.12.23,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법무부
국방부
교육부
문화체육부
농림수산부
**통상산업부
**정보통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노동부
**건설교통부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해 재정경제원 신설. 상공자원부를 통상산업부로 개편. 체신부를 정보통신부로 개편. 환경처를 환경부로 격상. 보건사회부를 보건복지부로 개편. 건설부와 교통부를 건설교통부로 통합)

 

[시행 1996.8.8] [법률 제5153호, 1996.8.8, 일부개정]
외무부
내무부
법무부
국방부
교육부
문화체육부
농림부
통상산업부
정보통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노동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종합적인 해양개발과 이용·보전기능등을 전담할 해양수산부를 신설. 해양수산부 산하에 해양경찰청 신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시행 1998.2.28] [법률 제5529호, 1998.2.28, 전부개정]
**재정경제부
**통일부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교육부
**과학기술부
**문화관광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노동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재정경제원을 재정경제부로, 통일원을 통일부로 개편. 통일부 신설.외무부를 외교통상부로 개편. 총무처와 내무부를 행정자치부로 통합. 과학기술처를 과학기술부로 개편. 문화체육부와 통상산업부의 명칭을 각각 문화관광부와 산업자원부로 변경)

 

[시행 2001.1.29] [법률 제6400호, 2001.1.29, 일부개정]
재정경제부
**교육인적자원부
통일부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과학기술부
문화관광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노동부
**여성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개칭. 여성특별위원회를 폐지하고 여성부를 신설)

 

 

노무현 대통령 시절(노무현 대통령은 이전 정권을 이어받아서인지 행정각부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았다. 대신 노무현 정부는 다양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어 '특정한 임무'를 맡기는 경향을 보였다.)

 

[시행 2005.3.24] [법률 제7413호, 2005.3.24, 일부개정]
재정경제부
교육인적자원부
과학기술부
통일부
외교통상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문화관광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노동부
**여성가족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여성부에 보건복지부의 가족정책 기능을 이관하여 여성가족부로 개편)

 

 

 

이명박 대통령 시절(무척 큰 폭의 변화를 보인다. 정권교체도 큰 폭의 변화를 불러온 주요 원인일 것이다)

 

[시행 2008.2.29] [법률 제8852호, 2008.2.29, 전부개정]
1. 기획재정부
**2. 교육과학기술부
3. 외교통상부
4. 통일부
5. 법무부
6. 국방부
**7. 행정안전부
**8. 문화체육관광부
**9. 농림수산식품부
**10. 지식경제부
**11. 보건복지가족부
12. 환경부
13. 노동부
**14. 여성부
**15. 국토해양부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하여 기획재정부를 신설. 교육과학기술부를 신설. 행정안전부 신설. 종전의 농림부의 사무와 해양수산부의 수산 사무를 통합해 농림수산식품부 신설. 산업자원부의 산업·에너지정책 사무와 과학기술부의 산업기술 연구개발정책 사무 등을 통합해 지식경제부 신설.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의 해양정책, 항만, 해운물류를 통합해 국토해양부 신설)

 

[시행 2010.3.19] [법률 제9932호, 2010.1.18, 일부개정]
1. 기획재정부
2. 교육과학기술부
3. 외교통상부
4. 통일부
5. 법무부
6. 국방부
7. 행정안전부
8. 문화체육관광부
9. 농림수산식품부
10. 지식경제부
**11. 보건복지부
12. 환경부
13. 노동부
**14. 여성가족부
15. 국토해양부
(보건복지가족부의 청소년ㆍ가족 기능을 여성부로 이관.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보건복지부로 명칭 변경)

 

박근혜 당선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발표안(2013년 1월15일 발표)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안전행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부
**통상산업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업무와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업무를 이관해 미래창조과학부 신설. 교육과학기술부눈 교육부로 개편. 외교통상부의 통산 분야 업무를 지식경제부 업무와 합쳐 통상산업자원부 신설. 외교통상부는 외교부로 개편.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 해양수산부를 신설하고 국토해양부가 맡고 있던 해양수산 업무를 이관. 국토해양부는 국토교통부로 개편)


Posted by 까만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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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흔적 '산아제한' 조항 32년 만에 없애

 

2006년 개봉된 코미디 영화 <잘 살아보세>는 산아제한이 국가적 과제였던 1970년대 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출산율 전국 1위를 자랑하는 마을에 급파된 ‘가족계획요원’이 마을 이장과 함께 주민들의 ‘밤일’을 관리하겠다고 나서면서 포복절도할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실제 당시에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산아제한 포스터에는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가족계획 상담은 여러분의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로 합니다’라는 구호가 선명했다. 보건소가 펼친 가족계획 주요 업무는 남성의 경우 정관수술, 여성의 경우 루프 삽입 등 영구피임이었다.

 

영화는 픽션이지만, ‘가족계획’은 법적으로 여태껏 보건소 공무원의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 10년 전부터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범정부적 저출산대책 기구가 출범했지만 산아제한 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보건진료 전담 공무원의 업무 가운데 ‘가족계획을 위한 피임기구 삽입’(영구피임 시술) 등의 조항을 삭제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1981년 이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시작된 보건소 공무원의 가족계획 업무가 32년 만에 사라진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남아 있었지만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았던 조항”이라며 “현실에 맞게 해당 조항을 삭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계획 사업’이 법적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모자보건법은 여전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자보건 사업 및 가족계획 사업에 관한 시책을 마련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3.1.16) 

 

법과 제도는 국가가 무언가를 장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현실보다 늦게 움직인다. 법적, 제도적으로 규제해야 할 어떤 새로운 관행이나 문제가 현실에서 등장하고 나서도 한참 지나서 정책가들의 눈에 이것이 띌 즈음에 비로소 법과 제도가 새로 마련되거나 고쳐진다. '보건의료 전담공무원' 쉽게 말해 보건소 직원의 업무로 나열된 것 가운데 가족계획 업무가 사라진 것도 마찬가지다. 현실의 추세와 비교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건소 직원의 의료행위 가운데 '정상분만시의 개조 및 가족계획을 위한 피임기구의 삽입'이라고 돼 있던 것이 '정상분만 시의 분만개조(分娩介助)'로, 진료행위 외의 업무 가운데 '가족계획을 포함한 모자보건에 관한 업무'가 '모자보건에 관한 업무'로 바뀌었다.

 

눈에 걸리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분만개조'다. 인터넷 국어사전에서 찾아봤지만 나오지 않는다. 산부인과 전문용어인가보다. 이리저리 조합해서 검색을 해보니 분만개조란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돕는 행위' 정도로 해석되는 것 같다.

 

또하나의 용어 문제. 법에는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인 '산아제한'이라고 하지 않고 가치중립적으로 보이는 '가족계획'이라고 나와 있다. 아마도 처음에는 정부에서도 아이를 낳는 것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산아제한(birth control)이라는 단어를 쓰다가 이 단어가 주는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가족계획(family planning)이라는 단어로 희석시키지 않았을까 추축해 본다. 모자보건법에 아직 가족계획 사업에 관한 업무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로 명시돼 있다고 하자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그건 해석상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가족계획이라는게 산아제한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한 것도 이런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산아제한에 비해 가족계획이 더 포괄적인 것은 사실이니까.

 

산아제한, 가족계획 포스터 얘길 기사에서 언급한 김에 지금 보면 '명랑'스러운 옛날 포스터들을 인터넷에서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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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영화 '잘 살아보세'의 포스터

 

 

시대별 가족계획 포스터와 구호를 한눈에 비교. 역시 구호는 유치찬란해야 더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이 구호 앞에 괄호 열고 '흥부처럼' 괄호 닫고?

 

 

둘만 낳자 포스터의 본격 만개

 

 

 

 

 

 

요즘 텔레비전 광고에서 '간 건강'을 열심히 외치는 범근 아저씨와 두리도 보인다.

이사진으로 2002년 월드컵 당시 등장한 '두리 로봇설'은 확실하게 근거가 없어진건가?

 

 

가족계획이 국가의 주요 업무였음을 보여주는 포스터들

 

 

 

 

 

 

 

 

드디어 '하나만 낳자' 구호의 등장

 

 

 

 

 

 

 

 

 

 

 

 

 

시대별 구호 다시 한번 일별해보고

 

 

왠지 영화 '터미네이터'의 새라 코너의 꿈에 등장하는 지구종말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포스터

 

 

출산율 저하가 재난 수준의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지 오래 됐다. 만약 20~30년전 민주화 이전 시대였다면 각급 학교와 직장엔 '애를 많이 낳자'는 구호와 포스터가 난무했을거다. 물론 지금도 출산율 장려를 위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다둥이 가족이 행복하게 웃는 장면을 담은 포스터가 제작돼 배포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처럼 군대 냄새가 물씬 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공무원에 따르면 출산율 저하가 국가적 문제가 되자 산아제한을 담당하던 공무원들이 하루 아침에 출산장려 업무에 투입됐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그런데 예전 산아제한 시대 방식으로 출산 장려 구호와 포스터를 만든다면 어떤 것들이 나올까? 인터넷에서 보니 '내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대의 유산은 동생입니다'라는 구호가 담긴 포스터가 있던데 아무래도 너무 은유적이다. 너무 2000년대 식이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이건희 부럽잖다'는 어떨까? 혹은 '피임없이 사랑하여 자랑스런 부모되자' 정도는 되어야 그 시절의 감수성이 담기지 않을까?

Posted by 까만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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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OECD 평균의 3배… 예산 적어 예방은 시늉만
 
지난해 11월 국내에 번역·출간된 강상중 도쿄대 교수의 신작 제목은 <살아야 하는 이유>였다. 일본어 원작의 제목은 강 교수의 전작 <고민하는 힘>을 따라 <속, 고민하는 힘>이었으나 번역되면서 바뀌었다. 출판사 관계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좀 더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책으로 읽어야 하는 곳이 현재 대한민국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2011년 기준 10만명당 31.7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8명의 3배에 육박한다. 한국인은 2013년 새해도 조성민이라는 유명인사의 자살 소식과 함께 맞이해야 했다.
 
하규섭 국립서울병원장(52·사진)은 ‘자살 공화국’이라는 암울한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와 ‘살려야 하는 이유’, 그리고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정력적으로 설파해온 사람이다. 그는 다음달 20일 한국자살예방협회장 3년 임기를 마무리한다. 조울병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 원장을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능동로 국립서울병원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에서 자살이 개인의 문제이냐, 사회적 책임이냐를 따지는 것은 한가한 소리”라면서 “지난 15년간 3배 이상 증가한 한국인의 자살은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함축된 사회병리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 원장은 처음부터 한국인 자살의 심각성을 입체적으로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1997~1998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한국인의 자살률은 2000년대 초중반 OECD 평균의 2배에 도달했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정부가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세우고 대응에 나섰지만 한국은 10년 가까이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많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걸까? 하 원장은 “분야별로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민주화·경제성장 등 사회경제적 발전이라는 빛의 이면에 존재하는 그림자, 인구구조의 급속한 변화를 먼저 지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빨랐던 변화·발전에 적응하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고, 이것이 필연적으로 스트레스를 동반했다는 것이다. 하 원장은 “휴대전화만 해도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는데 이것을 따라가기도 벅차지 않으냐”면서 “일종의 ‘풍요의 역설’ ‘성공의 역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원장이 주목하는 두 번째 원인은 급속한 고령화다. 한국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데, 이런 현상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했다. 지난해 10대 자살이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지만 한국의 10대 자살률은 OECD 평균 수준이다. 오히려 노인 자살이 크게 늘면서 전체적인 자살률을 높였다. 이는 평균수명이 빠르게 늘어난 것과도 연결된다. 하 원장은 “자살예방활동을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왜 노후준비를 안 하셨느냐’고 물었더니 ‘우리 부모나 선배들은 60이면 다들 죽었는데 노후준비를 할 필요가 뭐가 있었겠느냐’고들 답하더라”라면서 “노후를 대비하지 못한 어르신들이 병이 들면 ‘자식들도 애들 키우느라 어려운데 짐이 되기 싫다’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찾아오는 우울·불안·불면 등의 정신적 고통이 정신질환으로 옮아간다. 그럼에도 드러내놓고 상담하거나 치료받기를 극히 꺼리는 문화적 풍토는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 원장은 “우울증 치료 비율이 20%에 불과하고 자살 시도자의 80%가 자살 시도를 하고나서 생애 처음으로 정신과 의사를 만난다”면서 “기가 막힌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생계비관 자살, 성적비관 자살, 따돌림과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한 자살 등 자살 관련 언론보도가 여과없이 이어지는 것도 하 원장의 근심거리다. 그는 “자살이 문제 해결의 한 방식이라는 인식이 형성됐고, 언론보도가 그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하 원장이 자살예방활동을 하면서 가장 시달렸던 편견은 ‘예방활동을 한다고 기어이 죽겠다는 사람을 막을 수 있겠나’라는 질문이었다. 그는 이런 편견에 대해 “모르는 소리”라면서 “죽겠다고 저를 찾아왔던 환자들 가운데 지금까지 멀쩡하게 잘 살고 계신 분들이 부지기수로 많다”고 말했다.
 
하 원장은 이 점에서 정부에 아쉬운 것들이 많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자살예방 정책을 펼치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예산 때문에 시늉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2004년 처음 편성된 자살예방 관련 예산은 5억원이었다. 하 원장은 “당시 연간 자살자를 1만명이라고 치면 1인당 5만원꼴”이라며 “보통 20명이 자살을 시도하면 1명이 실제 자살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자살 시도자 1명당 2500원꼴로 돌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2012년 관련 예산은 22억원이었다. 그는 “돈 들인다고 자살자가 줄겠느냐고 하는데 ‘언제 돈을 들여본 적은 있느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자살예방을 위해 하 원장이 가장 먼저 주목하는 집단은 이른바 ‘자살 고위험군’이다. 정부가 생애주기별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암을 검진하는 것처럼 하진 못하더라도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 가족·유가족, 독거노인,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사람 등 자살률이 높은 집단만이라도 집중적으로 보호·상담하고 치료한다면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는 실업자, 청소년,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주민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자살예방활동을 펼쳐 자살률을 30%나 낮췄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과 산업, 문화가 세계적인 주목 대상이듯, 전 세계 정신건강 연구자들은 한국인의 자살 신드롬을 주목한 지 꽤 됐다고 한다. 하 원장은 “조울증·우울증으로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열심히 치료해왔는데 병원을 찾아오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서” 자살예방활동에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간이 나빠서, 또는 당뇨가 있어서 병원에 간다고 말하듯이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간다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14일)

 

 

Posted by 까만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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