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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리뷰]글로벌 위험사회 vs. 이성적 낙관주의자 이처럼 짝으로 세울 수 있는 책들이 간발의 시차를 두고 출판돼 나오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런데 뒤에 짝이 될만한 책이 나오리라는 것을 알지 못한채 한권을 소개하고 나면 다음 책을 소개하기가 좀 머쓱한 상황이 되곤 한다. 가 먼저 나왔는데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 가운데 내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리뷰로 소개하지 못하고 지나갔다. 그러다가 울리히 벡의 신작이 나왔는데 맞세우면 요지가 극명하게 대비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권의 책은 펼치는 담론이 같은 층위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벡의 경우 현상 분석을 하기보다는 추세를 보고 사회학적 추상화의 작업을 하고 있다. 그에 비해 매트 리들리는 저널리스틱한 분석을 했다. 또한 생물학을 베이스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둘을 붙여보았는데 이런.. 더보기
[책동네 산책]전자책시대에도 여전한 '뻥튀기 출판' 비번인데도 내일 떠나는 출장을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에 잠깐 나왔다. 바람은 좀 찬데 볕이 너무 좋다. 가을이다. 내일 떠나서 도착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도 다행히 날씨가 좋은 편이라고 한다. 출장은 준비할 땐 귀찮지만 막상 도착해서 활동을 시작하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그렇지만 출판계 '일반'을 비판하는 것과 '특정' 출판사를 비판하는 것은 글을 쓰는 입장에서 긴장의 정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이러저러한 에피소드가 많았던 글이었다. 글이 게재되고 난 다음에도 몇분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놀라운 것은 '특정' 출판사든, 출판계 '일반'이든 출판사들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씁쓸함은 더욱 오래 남는다. ‘학자금 대출은, 원래 1965년 존슨 대통령에 의한 고등교육.. 더보기
[인터뷰]<희망의 자연> 출간한 제인 구달 예전에 (현암사)를 10권으로 완역한 원로 곤충학자 김진일 선생을 인터뷰 했을 때였다. '현장' 생물학자들은 자신들이 관찰하는 생물의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멸종하거나 하는 사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기후변화와 곤충 생태의 연관성 같은 것을 여쭸더니 김 선생은 과거 현장 조사를 다닐 때 그런 사례를 자주 접했다고 말했다. 1년 전 조사된 개체수가 다음해엔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아예 발견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인데 뭔가 환경에 큰 변화가 있거나 인위적인 위협이 처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던졌던 질문이 '그렇다면 현장 생물학자들은 다 비관론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현장에서 그런 광경을 실제로 목격하는 사람은 전율을 .. 더보기
호두알? 아닙니다. 들어보셨나요? 가래알! 서울과 춘천을 오가며 생태운동을 하고 있는 소설가 최성각 선생이 지난해 (산책자)라는 에세이집을 냈을 때였다. 책이 담긴 서류봉투에 책 말고 뭔가가 들어서 중간이 불룩했다. 가끔 책에 초콜릿 같은 것을 애교로 넣어서 보내는 출판사가 있어서 그런가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흔히 호두알로 잘못 알고 있는 가래알, 즉 가래나무 열매 2개가 들어있었다. 춘천에 있는 연구소 앞마당에 있는 나무에서 직접 따서 말린 것이라는 쪽지가 함께 들어있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가래알은 손에 넣고 오도독, 오도독 소리를 내면서 굴린다. 호두알로 그러기도 하는데 호두알은 껍질이 가래알보다 물러서 힘을 주면 깨지기 십상이다. 가래알을 굴리면 소리도 경쾌하거니와 손운동이 되고, 지압의 효과도 있다. 그래서 들고 다니곤 했.. 더보기
[전문가 리뷰]다윈 평전 vs. 찰스 다윈 평전 그린비의 리라이팅 클래식의 한권으로 나온 (박성관 지음/그린비)에 관한 리뷰를 쓰면서 '현대의 인문·교양서 독자들이 반드시 맞닥뜨리게 되는 대상이 칼 마르크스와 찰스 다윈이다'라고 쓴 적이 있다. 마르크스도 그렇거니와 다윈의 경우도 그 이름 자체로 아우라를 갖는 '위인'이다. 당연히 위인전의 단골 인물이다. '위대한 인물'이기에 위인의 삶과 사상, 그가 미친 영향, 당시의 시대상 등을 짚어보고 평가하는 '평전'은 부피가 커질 수 밖에 없다. 교양인 출판사가 내고 있는 평전 시리즈인 '문제적 인간' 시리즈는 각권이 1000쪽을 훌쩍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찰스 다윈.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도 많고 평전 작가가 하고 싶은 말도 많은 인물이다. 작년에 먼저 번역된 (에이드리언 데스먼드·제임스 무어/뿌리와이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