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빨리 나으세요' 연꽃관 선물하는 손녀
연꽃 공주 미도 - 이상교 글, 정은희 그림/웅진주니어 |
미술 시간에 선생님은 “얼굴이나 머리에 쓰는 것을 만들어보라”고 한다. 짝궁 인성이는 “선생님, 저는 액션 가면 만들래요”라고 씩씩하게 말하곤 곧장 도화지를 집어 들지만 조용하고 여린 미도는 뭘 만들까 우물쭈물이다. “꽃관을 만들까?” 미도는 지난 봄 할머니와 함께 본 연등행사가 떠오른다. 밤하늘에 두둥실 떠 있던 분홍 연꽃들. 할머니는 미도더러 탐스러운 연꽃을 닮았다며 그날 이후 ‘연꽃 공주 미도’라고 부른다. 그런데 요즘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며칠째 병원에 계신다. ‘그래, 연꽃 모양 꽃관을 만들어야지. 할머니가 빨리 나으시라고 연꽃에게 기도하면 내 소원이 이루어질거야.’
무얼 만들지 결정했지만 뭣부터 해야 할지 미도는 다시 고민이다. 사실 미도는 지난 미술 시간에도 그림을 다 못 그렸고, 그 전에도 찰흙 만들기를 못 마쳤다. 이런 미도를 두고 짝궁 인성이는 ‘느림보’라고 놀려댄다.
조심조심 밑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한 다음 오리기를 하는데 그만 꽃잎을 잘못 오리고 말았다. 다른 때 같으면 포기했을 미도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이 나려는 걸 꾹 참고 다시 꽃잎을 오린다. 겨우 마무리했지만 미도는 부끄러워 친구들 앞에서 써보지도 못하고 집으로 향한다. 병원에서 퇴원한 할머니는 연꽃관을 쓴 미도를 보고 “정말 연꽃 공주가 되었구나”라며 따뜻하게 안아준다.
요즈음의 아이들은 적극적이고 활달하다고 하지만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소극적인 성격의 아이도 많다. <연꽃 공주 미도>의 주인공 미도처럼 말이다. 글쓴이와 그린이는 이런 성격의 아이에게 연꽃 이미지를 부여했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난다는 연꽃처럼 크고 작은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나가길 조용히 응원하는 것이다. (20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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