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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화책 보는 아빠

[리뷰]초등생용 역사책 시리즈들 성인이 돼서 역사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도 학창 시절 역사 수업은 괴로운 시간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렇게 나뉘었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 도식화된 시대 구분, 딱딱하고 생소한 용어들, 외워야 할 연표와 역사인물 등 ‘역사’를 다가가기 싫은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요소가 너무 많았다.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 아이들의 사정도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그랬던 사람들도 어른이 되면 곧잘 역사책을 본다. 왜 그럴까? ‘공부’로서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기 때문이리라.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사극들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곧잘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것을 보면 이런 추측은 무게를 더한다. 그래서 부모가 읽어주는 그림책 단계에서 벗어나 스스로 책을 읽게 되는 단계의 초.. 더보기
[리뷰]고양이와 악마 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쓴 동화라서 한표를 던졌다. 동화는 일단 재밌어야 제 맛이고, 그럴려면 작가의 상상력에 제한이 없어야 하고, 교훈은 작가가 아예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거나 아니면 꽁꽁 숨겨두고 있어야 한다. 하룻밤 사이 다리 놓은 악마의 속셈은 고양이와 악마 - 제임스 조이스 지음, 장경렬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강폭이 넓은 강변에 있는 작고 오래된 마을 보장시. 보장시 사람들은 다리가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다리를 놓을 돈도 없다. 이 소식을 들은 악마가 보장시 시장을 찾아간다. 악마는 크고 멋진 다리를 단 하루 만에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한다. 대가로 얼마나 많은 돈을 원하느냐고 묻자 악마는 한푼도 받지 않겠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다리를 처음 건너는 친구를 나에게 넘기시오.” 시장이 .. 더보기
[리뷰]환경운동가 다룬 그림책들 지각 갈무리다. 쓴 것 갈무리 하기도 게으름뱅이에겐 벅찬 일이다. 개발 나선 사람, 자연 지키는 사람 고래가 들려주는 무지개 전사호 이야기 - 로시오 마르티네스 지음, 김세희 옮김/마루벌‘무지개 전사호’는 반핵·반전 및 지구환경 보호단체의 대명사로 불리는 ‘그린피스’가 사용했던 배에 붙여진 이름이다. 무지개를 타고 내려온 전사가 지구와 바다를 지킨다는 북미 원주민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무지개 전사호는 고래, 바다표범 사냥을 방해하고 핵실험으로 오염된 섬의 주민들을 이주시키는가 하면 핵실험이 이뤄지는 바다에 환경운동가들을 싣고 출동하기도 했다. 1985년 태평양에서 이뤄질 프랑스의 핵실험 저지활동을 펼칠 예정이던 무지개 전사호는 결국 프랑스 첩보부가 설치한 폭탄 때문에 침몰하고 만다. 바다를 유영하면서 엄.. 더보기
[리뷰]토끼가 그랬어 어린이 책 출판계에서 하는 얘기가 있다. 작가가 소개가 고갈되면 눈을 돌리는 것이 동물 이야기라는 것이다. 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 얘기가 있는데 소재와 영감이 고갈된 감독이 택하는 것이 바로 섹스와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거나 의인화 한 어린이 책이 다 소재가 고갈된 작가의 작품이라고 볼 일은 아닐 것이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깔끔하면서도 익살스런 표정을 살린 그림과 절제된 지문이 돋보였다. 리뷰를 쓰다보니 지난해에 나온 란 그림책이 떠올랐다. 그 책을 다시 펼쳐보니 기본 뼈대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는 그림체가 와는 많이 다르지만 꾀쟁이 토끼와 사람 사이의 쫓고 쫓기기, 화해와 소통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거의 같다. 두 작품을 비교해 보며 보는 것도 재미있.. 더보기
[리뷰]내가 좋아하는 갯벌 생태 세밀화가 이태수 선생을 작년에 인터뷰 한 이래로 세밀화 책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생겼다. 세밀화 책은 언제 나와도 대환영. 아무리 총천연색의 영상이 난무하는 시대라 하더라도 서양에서 박물학이 크게 발전하던 시절부터 각광을 받았던 세밀화는 생명체의 특징을 전달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지닌다. 호박꽃 출판사는 웅진출판사의 임프린트인데 세밀화 시리즈를 연이어 내고 있다. 앞으로의 출간 예정 리스트로 꽤 길다. 세밀화 작업이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지 들었기에 출판사의 노고에 경의를 보낸다. 지난해엔 생태 세밀화 책이 여러권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올해는 아직까지 한손에 꼽을 정도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덮친 출판불황이 출판사들로 하여금 시간 오래 걸리는 세밀화 작업을 주저하게 만든 때문일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