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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화책 보는 아빠

[서평]학교 공부가 지루해? 그럼 따라와봐 어린이 판타지물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어린이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모험물도 마찬가지다. 책들을 접할 때 내 심리적 상태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나 대체로 그런 것 같다. 이 책에 대해 출판사는 와 견줄만한 작품이라고 찬사를 늘어놓았는데 흥미진진한 환상속 모험과 잔잔한 메시지가 푼푼하다. 팬텀 톨부스 - 노튼 저스터 지음, 줄스 파이퍼 그림, 김난령 옮김/옥당(북커스베르겐) "모든 게 다 시간 낭비야.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문제는 왜 푸는 거야? 배추 몇 포기를 더하고 달랑 무 몇 포기를 빼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에티오피아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2월(February)'의 철자가 뭔지는 알아서 뭐 할 거야?" 어느 대도시에 사는 소년 마일로는 세상만사가 귀찮.. 더보기
“엄마한테 ‘왜?’, ‘돼!’라고 하면 왜 안돼?” 이 책을 읽으며 남들에게 착하다는 소리를 듣는, 내가 보기에도 제법 의젓하고 말 잘듣는 여섯살배기 내 아들이 생각이 많이 났다. 아직은 어린애이지만 이 녀석도 가끔씩 '반발' 비스무리한 것을 할때가 있다. 이 녀석은 밥상머리 버릇이 그리 좋지 않아 밥먹을 때마다 잔소리가 연발된다. "빨랑 먹어라" "똑바로 앉아서 먹어라" "밥 다 먹고 나서 책 봐라" 등등이다. 그런데 한번은 내가 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펴놓고 보니까 "나더러는 밥먹으면서 책 보지 말라면서 아빠는 '왜' 밥먹으면서 신문봐요?"라고 물었다. 이건 의문문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반발성 발언이었다. 나는 아이의 이런 반응을 재밌어 하면서도 내심 속으로 뜨끔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정돈할 수 있었다. 김진경 선생의 작품은 처음인데 어른이.. 더보기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정약용, 김려의 걸작 알마 출판사의 '샘깊은 오늘 고전'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시리즈다. 한문 고전을 다듬어서 내고 있는데 초등 고학년 이상의 눈높이로 제작된다고는 하지만 밝으면서도 진지한 디자인이 먼저 눈에 띄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글들은 한줄한줄이 주옥같다. 어른들이 들고 다녀도 손색이 없다. 짧은 내용이긴 하지만 두고 두고 읽을만 하다. 화소(話素)가 될만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약용의 도강고가부사(道康고家婦詞)는 360행의 서사시인데, 임형택 전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발굴해 1988년 겨울호에 공개한 작품이라고 한다. 제목을 한글로 직역하면 '강진 장님한테 시집간 여인의 이야기' 정도 된다. 여러모로 아는게 적은 나로선 '김려'라는 인물은 생소한데, 신분제에 대한 강한 반감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이처럼 우.. 더보기
콩쥐가 행복하게 살았다고? 어린이책 홍수시대다. 특히 그림책의 다양함과 화려함, 기발함은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림책의 중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가 우리 옛이야기다. '전래동화'란 이름으로 시리즈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 옛이야기든, 서양 옛이야기든 우리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 동화책이 제대로 된 것인지 가늠해 본 적이 있는지? 사실 가늠해 볼려고 해도 평가를 위한 적절한 준거틀이 없기도 하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재미난 책이 나왔다. 서양 옛이야기 부분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내가 알고 있는 흥부전, 콩쥐팥쥐 등의 스토리가 그것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원전, 다양한 이본(異本)에는 훨씬 다양한 화소(話素)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이에게 그림책 읽히기에 열심인 엄마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 더보기
<서평>귀신 잡는 방구 탐정 내 어린 시절을 많이 떠올리게 했던 책이다. 어렸을 적 내가 가장 탐독했던-사실 전집을 빼곤 유일하게 탐독했던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였다. 출판사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시골 초등학교 도서관에 40권으로 된 전집이 비치돼 있어 거의 모든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셜록 홈즈는 너무 멋있었다. '탐정'이라는 용어는 사실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은 아니다. '탐정'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경찰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정도로 멋진 홈즈를 흉내내 본다고 돋보기를 끼고 다닌 적도 있다. 동화책 분야에서 판타지물이 많긴 하지만 국내 작가의 탐정소설은, 적어도 내가 동화책을 유심히 보기 시작한 이래로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긴장감과 반전이 적당하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