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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장 민주주의 걱정의 ‘모순’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이 최근 발표한 연말 보고서가 미국 언론 주목을 받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거짓 정보 유통이 민주주의에 끼치는 위험성을 경고한 대목이 마치 ‘가짜뉴스 공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것 같다는 추측을 낳았기 때문이다. “미국 헌법 원리는 폭도의 폭력에는 자리를 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나면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여기게 됐고, 시민 교육은 도중에 실패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순식간에 소문과 거짓 정보를 대규모로 확산시킬 수 있는 우리 시대에는 대중이 정부와 정부가 제공하는 보호들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미국 대법원장은 연말마다 짧은 보고서를 내는데 2005년 취임한 로버츠 대법원장은 늘 역사의 일화를 서두에 앞세웠다고 한.. 더보기
기로에 선 미국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의 공저자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달 미국 코넬대에서 열린 학술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장군들이 아니라 선출된 지도자들, 즉 대통령, 총리의 손에서 죽는다. 시민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완전히 이해했을 땐 너무 늦다.” 레비츠키 교수는 민주주의 위기를 분석하면서 미국 역시 남미 국가들이 지난 세기 연속되는 쿠데타와 독재를 경험할 때 맞닥뜨린 것과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해 논쟁을 일으켰다. 그의 이론의 핵심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인물과 세력을 ‘경쟁자’를 넘어 ‘적’으로 규정하는 ‘관용의 고갈’, 즉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적 포퓰리스트의 등장을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책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은 것.. 더보기
한반도에 드리운 ‘연말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한·미동맹 재설정론’을 꺼냈다고 한다.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지금보다 5배 더 많이 받아내라는 ‘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비건 지명자가 워싱턴을 방문한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 재설정론을 제기할 때 의도한 범위를 넘어서는 말이겠지만, 한·미동맹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가 전환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동북아 안보질서 전환을 가져올 각종 사안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연말에 중대한 고비를 맞는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올해 말을 시한으로 설정했다. 북한은 최근 미국이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해제 요구에 대.. 더보기
트럼프 독트린과 미국의 퇴각 2017년 7월 중순쯤 언론인 연수 프로그램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워싱턴에서 머문 짧은 기간 동안 연수 참가자들이 미국 국방부·국무부 관계자 및 싱크탱크 전문가들에게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 특히 동아시아 정책의 기조는 무엇인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6개월 남짓 지난 시점이었다.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은 없다’는 것이었다. 중국 봉쇄라는 정책 방향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유추할 수 없는 상태라는 설명이었다. 동아시아 정책만이 아니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노선 전체가 안갯속인 상황이었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4월8일 ‘트럼프 독트린의 부상: 독트린을 따르지 말라’.. 더보기
미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미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13개 영국 식민지 대표들이 1776년 “우리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태어났음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인다”고 선언할 때 그들에겐 답이 명료했을 것이다. 하지만 건국 당시부터 북미 대륙에 존재했던 인종적·민족적 다양성 때문에 이 질문의 답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최근 이 질문에 대해 복수의 답을 병존시키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일들이 있었다. 14일은 ‘콜럼버스의날’이었다. 1492년 미주 대륙을 최초로 ‘발견’했다는 이탈리아 출신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리기 위해 연방 정부가 1937년 지정한 공휴일인 콜럼버스의날은 매년 10월 둘째주 월요일이다. ‘워싱턴’이라는 도시 이름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에게서 나왔다. 뒤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