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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책과 사람

노장의 자신감 유홍준 1권이 처음 책으로 묶여 나온 것은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문과대학이었기에 '문청' 선후배들이 적지 않았고, 이 책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게을렀던 나는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으나 이 책의 표지만큼은 눈에 익었다. 아마도 앞부분은 조금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유홍준 선생은 문화재청장을 역임하기 전부터 정치권과 교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현실파 문화인이었던 것이다. 내가 유홍준이란 이름을 많이 접했던 것은 오히려 민주화 운동사를 다룬 글들에서 였다. 유 선생은 다년간의 답사여행과 강연 등을 통해 민주화 운동 세력의 '문화적 소양 함양'을 책임졌던 것이다. 1~3권이 230만부나 팔렸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입이 떡 벌어졌다. 대부분의 반응은 "그럼 돈을 얼마나 번거야?".. 더보기
환갑의 낭만파 박호성 선생 서강대 박호성 선생은 1949년생이니 올해 환갑이다. 그 분이 젊었을 적, 다시 말해 오래전에 한겨레 신문 같은 데 연재했던 칼럼들을 간간히 읽었으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지난주 두터운 책 한권이 나왔다. 이름하여 '공동체론'. 표지를 비롯한 책의 외양은 상당히 '교과서적'인 풍모를 자랑했다. 그런데 서문이 상당히 감칠맛을 풍겼다. 노 교수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 대신 자유롭고자 하는 지식인의 느낌이 배어나왔다. 결국 지난 2일 박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서강대로 향했다. 서문에 산사를 자주 찾는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연구실엔 향(제사를 지낼 때 쓰는 향이 아닌)을 피워놓은 채 기다리고 었었다. 오랜만에 젊은 기자를 만나서일까 상당히 다변이었다. 한겨레 신문에서 객원 논설위원을 한 경험이.. 더보기
곰 같은 사람, 이태수 선생 평소 생태 세밀화 그림책을 받아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세밀화'라는 명칭이 그러하듯 동식물을 세세하게 그려낸 데 대한 감탄이 밀려온다. 그리고 나선 사진과 다른 따뜻함이 감동을 준다. 이태수 선생은 이메일 주소나 블로그 주소가 영문으로 '곰'(gom)으로 시작한다. 여쭤보진 않았으나 별명이 곰인 모양이다. 이태수 선생의 책을 세권째 낸 다섯수레 출판사 관계자분의 말씀인즉 "요즘 그런 사람 없"단다. 본인이 직접 눈으로 보지 않은 것은 절대 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명이 곰인 모양이다. 이러다보니 작업이 더디고 작품집이 띄엄띄엄 나오지만 그만큼 깊이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외모도 털털한게 시골농부 인상인데다 말씀도 느리고 꾸밈이 없다. 하지만 자신이 취재하고 있는 곤충들에 대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