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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구워진 글

[리뷰]맛있는 식품법 혁명 예전에 책동네 산책을 쓰면서 "왜 우리는 청바지 한 벌에 숨어 있는 저개발국 목화 노동자들의 착취당한 노동, 환경파괴, 다국적 기업의 위선을 폭로한 탐사물은 흥미롭게 읽으면서 용산참사가 왜 벌어졌고, 당시 현장에서 정확히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를 밝힌 책은 외면하는 것일까"라고 투덜댄 적이 있다.([책동네 산책]르포물 '가뭄'에 가물가물해지는 우리의 기억) 그 글에서 '제3세계 인신매매에서부터 다국적 기업의 착취구조까지, 나치와 2차 세계대전에서부터 이라크전까지' 일주일이 멀다하고 번역물이 소개된다고 말했다. 그런 종료의 책들은 현장성이 살아있기에 대체로 흥미를 끈다. 나도 그런 책들을 여러권 소개했다. 한국 출판계가 이런 시도를 안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국내 저작 가운데는 제대로 된 르포물, 탐사물을 보.. 더보기
[흐름]'정의란 무엇인가'에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로... 햇병아리 기자 시절 지금의 나보다 연조가 더 높았던 어떤 선배가 말했다. "낙엽이 하나 떨어졌을 때 '가을이 다가왔다'고 쓰는게 기사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가을이 왔다'고 쓰는건 기사가 아니다"라고. 남보다 한발 앞서서 흐름을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이 말에는 의미가 하나 더 숨겨져 있는 것 같다. 흐름을 앞서서 잡아낸다는 것은 달리 보면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어떤 분이 패션에 관한 기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봄에 하는 패션쇼인데 사진을 설명하면서 '모델들이 올가을 유행할 ○○○를 선보이고 있다'고 쓰는건 코미디 아니냐는 것이었다. 유행이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선택함으로써 하나의 현상이 된다는 뜻인데, 아직 시점이 돌아오지도.. 더보기
[리뷰]꿀벌의 우화 는 작품 자체가 우화의 형식인데다, 300여년 전의 작품이므로 원전을 음미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해제의 비중이 큰 책이다. 역자인 최윤재 교수는 예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개인 홈페이지를 들어가 본 기억이 남아 있다. 상당히 착실하게 글들을 써서 홈페이지에 올려놓았구나, 그렇지만 글쓰기 스타일로 봐서 연배가 좀 있으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지나쳤던 것 같다. 이번에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들어가보니 맨더빌에 관한 이야기는 한참 전부터 쓰고 있었다. 일반인 가운데, 아니, 경제학자라 하더라도 을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마는 상식 수준에서 아담 스미스는 어떤 정형화된 인물로 남아있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 아담 스미스 하면 '자유방임'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최윤재 교수가 쓴.. 더보기
[흐름]'정의란 무엇인가' 신드롬 이후… 가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1위에 오르고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기 시작하던 순간부터 출판계 인사들은 이 현상을 '미스터리'라며 의아해 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출판사, 특히 인문서를 내는 출판사 편집자들의 공통적인 반응이었다. 이 책을 들여온 김영사의 마케팅 실력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면서 은근히 폄하하는 반응도 있었다. 이건 요즘도 마찬가지다. 어떤 학자가 이 책의 원제가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인데 번역하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바꿔치기 했다면서 비판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이 책의 '대박'이 책 자체가 가진 저력 때문인지, 출판사의 '실력' 때문인지, 이 사회가 돌아가는 모양새와 맞물리는 '시운'을 타고난 때문인지 솔.. 더보기
[리뷰]탁신-아시아에서의 정치 비즈니스 짧은 시간 안에 책을 보고 리뷰 기사를 써야할 때 항상 고민되는 것이 리뷰의 성격을 발췌요약형으로 갈 것이냐, 비평형으로 갈 것이냐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이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잘 몰랐던 지식과 정보를 저자의 시각으로 풀어낸 것이다. 따라서 좋은 리뷰란 책이 담고 있는 정보와 지식을 적절하게 발췌요약하고, 저자의 시각에 대한 평가가 담겨있어야 한다. 이게 말로는 쉬운에 짧은 시간을 감안하면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기사를 써놓고 나서 부끄러워서 낯이 뜨거워지거나, 아쉬워서 마음이 허탈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질적인 차원에서의 애로사항도 있다.인터넷 서점이 발달하면서 출판사는 책에 대한 정보를 하나라도 더 제공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제공했던 보도자료(출판사 서평이라고 한다)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