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_2019/휘뚜루마뚜루

기자가 되려거든…마크 트웨인과 크리스틴 아만푸어의 경우 지난 가을 치러진 입사시험과 면접을 통과한 수습기자들이 어제부터 실습과 훈련을 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 언론사 수습기자 생활은 '극한직업' 또는 '극한체험'을 주제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주기적으로 소개가 될 정도로 힘들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의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수련의 생활이 혹독한 것만큼이나 언론사 수습기자는 만성적인 수면부족, 극심한 육체적 피로, 선배들의 강압 등의 난관을 몇개월간 버텨내야 한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종종 선배들의 폭언이나 무리한 취재지시 때문에 말썽이 생기기도 하고 교통사고를 비롯해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십수년전 지금보다 훨씬 괴로움의 강도가 심했던 수습기자 시절의 경험을 이제는 술자리 안주 삼아 무용담처럼 얘기할 수 있지만 선배로부터 한두시간 동안 내.. 더보기
이수인, 신대철, 김부선, 송곳 같은 사람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아니 모인다'는 속담이 있다. 사전은 이 속담이 '사람이 지나치게 결백하거나 엄격하면 남이 따르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매사에 원칙과 규정을 따지거나 융통성이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 입장에선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자연에서 맑은 물을 찾아보기 쉽지 않듯 '지나치게 결백하거나 엄격한 사람'도 실제로 만나기가 쉽지 않다.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정으로 타인이 입는 피해, 사회적 불의에 눈감거나 때를 묻히고도 안묻은 척하고 살아간다. 내가 피해를 입으면 당장이라도 상대방을 때려눕힐 듯 부르르 떨다가도 상대가 '갑', 내가 '을'이라는 권력관계가 확인되면 꼬리를 내린다. '똥이 더러워서.. 더보기
"힘내라! 수험생"…대입시험의 추억 대학들이 신입생을 뽑을 때 수시전형 비중을 많이 늘리는 바람에 요즘 대입 수험생들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중요도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오늘 수능을 치러야 하는 학생들이 느낄 긴장까지 낮아진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처럼 '인생 항로를 결정짓는 단 한번의 시험'까지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수험생에겐 중요한 시험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늘 날씨가 수능일로서는 8년만에 영하로 내려가는 강추위라고 하는데 정말 춥긴 춥다. 블로그에 신변잡기적인 얘기는 가급적 쓰지 않았는데 오늘은 예외로 해야겠다. 나이 40줄에 접어든 나도 대학입학을 위해 시험을 치러야 했다. 이젠 2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대입을 위해 시험을 치렀던 그날은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만큼 긴장했다거나 그런게 아니고 내가 .. 더보기
도시 인도에 떨어진 은행열매를 애도함 얼마전 지리산엘 다녀왔는데 경남 산청군 산골마을을 들머리로 삼았다. 높은 산골 사이 계곡은 깊었지만 좁다란 들녘에도 가을의 결실은 풍성했다. 논에는 누렇게 익은 벼가 산들바람을 타고 춤추고, 유독 그 지역에 많은 감나무들엔 탐스런 감들이 수도 없이 매달려 가지를 휘고 있었다. 감은 서리를 맞아 이파리가 거의 떨어진 다음 수확을 하는데 10월초였기 때문에 아직 수확하지 않은채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감들은 눈을 자극하고 입에 침이 고이게 했다. 차창 밖으로 봤지만 게중엔 일찍 익어 땅에 떨어져 방치된 홍시들도 여럿 보였다. 속으로 ‘에구 아까워서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산짐승, 들짐승의 먹이가 될 수도 있고 행여 그대로 썩는다 한들 땅이 만든 것이 땅으로 돌아가 양분이 될 터이니 그리 애석해 할.. 더보기
김수창, 김현 그리고 집단 관음증 김수창과 김현. 한 사람은 제주지검장으로서 법이 쥐어준 칼을 쓰던 사람이고 한 사람은 국회의원으로서 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한 사람은 심야에 길거리에서 수차례 '음란'한 행위를 했다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자리에서 물러나 20년 넘게 자신이 몸담았던 검찰의 수사까지 받고 있고, 한 사람은 세월호 가족 대책위 간부들을 위로한다며 가진 술자리 뒤에 벌어진 대리기사 및 행인과의 싸움박질 사건에 연루돼 경찰서를 오가고 있다. 후자의 경우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서 시시비비가 좀 더 가려져야겠지만 두 사람 모두 공직자로서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길이 없다. 도덕적 질타뿐 아니라 위법한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엄한 처벌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김수창과 김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