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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_2019/밑줄긋기

행복한 왕자(오스카 와일드 지음/소민영 옮김)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이자 시인인 오스카 와일드(1854~1900)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천재적인 예술적 재능을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자유분방하게 살다가 당시 영국의 윤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성적 취향 때문에 귀양가듯 프랑스 파리로 쫓겨가 쓸쓸하게 숨졌다. 그는 동화도 여러편 썼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동상이 제비를 시켜서 자신을 치장했던 보석과 금을 도시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도록 하고 제비와 함께 숨을 거둔다는 내용의 '행복한 왕자'다. 욕심쟁이 거인이 아이들이 뛰놀면서 사철 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던 정원에 높다란 담을 쌓아 아이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자 사철 겨울이 됐지만, 반성하고 다시 아이들이 불러들이자 봄이 찾아온다는 '욕심쟁이 거인'도 널리 읽힌 작품이다. 어린이를.. 더보기
심청전(고영 글, 이윤엽 그림) 어릴 적 동화로 읽고, 명절 특선 TV 단편 만화로도 보고, 역시 TV에서 방영해주는 판소리로도 보고, 마당놀이로도 봤던 '심청전'. 우리 고전이든, 서양 고전이든 많은 형태로 변형돼 재창작 되고 있는 고전들은 대강의 뼈대는 다 알고 있지만 다시 보면 지나쳤던 부분들이 눈에 띄고 다양한 화소(話素)들이 새롭게 발견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진 심청전을 보고 들으며 울고 웃었는데, 청소년을 겨냥하고 있지만 진지하게 활자화된 심청전을 읽으니 문장 하나, 표현 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알다시피 심청전은 판소리계 소설이다. 판소리는 소리꾼이 읊고 노래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설 부분은 구구절절 읊는 느낌, 소리 부분은 내가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흥얼거리는 느낌을 준다. 북멘토 출판사에서 '열네살에.. 더보기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맛이 정갈한 음식을 먹는 것, 적당히 시원한 약수물을 마시는 것, 차창을 절반쯤 내리고 봄바람이 살랑대는 강변도로를 달리는 것. 문장이 깔금하고 내용이 잘 정돈된 책을 읽는 것은 이런 것들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에 비유할 수 있을까.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이 그러했다. 원제는 [플라톤과 함께 운전하기(Driving with Plato)]인데 원저명은 플라톤을 내세우면서도 좀 가벼운 느낌을 주려한 반면 번역서 제목은 철학을 직설적으로 내세우면서도 좀 더 울림을 주는 쪽으로 작명됐다. 둘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저자의 이력도 화려하다. 알랭 드 보통과 함께 런던의 시민 교육 기관인 '인생 학교(The School of Life)'를 설립했다는 것만으로도 귀가 솔깃한데, 옥스퍼.. 더보기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2 장하준 교수는 경제의 과도한 금융화에 대한 경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사실 장 교수의 주장이 우리에게 그리 낯선 것도 아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는 몇년 있으면 20주년이 되지만 여전히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고, 그로부터 10여년 뒤 발생한 98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세계를 대공황의 패닉에 몰아 넣었다. 경제학자들, 경제관료들은 더이상 대공황은 없다고 자신해왔지만 이게 실은 허언에 불과했다는 걸 사람들이 깨달은 것이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부키 불행하게도 사상적으로는 산업화 후 사회의 담론이 힘을 얻고, 실생활에서는 금융 부문이 경제를 주도하면서 제조업에 대한 무관심은 근래에 와서는 경멸로까지 바뀌었다. 새로운 '지식 .. 더보기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1 우리말의 '경제(經濟)'는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줄임말이다. 사전은 경세제민의 뜻을 '세사(世事)를 잘 다스려 도탄(塗炭)에 빠진 백성(百姓)을 구(求)함'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경제를 뜻하는 영어 단어 '이코노미(economy)'는 그리스어 '오이코노무스(Oeconomus, œconomus, oikonomos)'에서 유래했는데 오이코노무스는 집(house)을 뜻하는 '오이코(oiko)'와 관리·지배(rule·law)를 뜻하는 '노모스(nomos)'가 합쳐진 말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코노미는 집 관리 즉, 이재술(理財術)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미국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한 후배는 경제학이 뭐냐는 내 아들의 질문에 대해 위와 같은 동서양의 경제의 개념 차이를 얘기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