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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두꺼운 책의 압박, 두꺼운 책의 즐거움... 짧은 시간 내에 리뷰를 써내야 하는 입장에서 두꺼운 책은 아무래도 부담이다. 솔직히 황당하게 두꺼운 책은-최근에 나온 는 큼지막한 크기에 942쪽이었고, (들녘)은 1239쪽이었다-물리적인 시간의 한계 때문에 일독을 포기하는 수 밖에 없다. 머릿말과 목차를 보고 읽을 부분을 골라 발췌읽기를 하는 것이다. 문제는 700~800쪽 분량에다, 개인적 관심사를 다루는 흥미있는 책일 경우다. 대개 그렇듯 앞부분을 조금 읽다보면 재미를 붙이게 되고 끝까지 읽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런데 속독법의 대가가 아닌 이상 700~800쪽 짜리 책 한권을 아무리 빨리 읽더라도 필요한 시간의 절대치가 있다. 동료들이 모두 퇴근한 뒤에도 남아 책을 붙들고 앉아 있을 수 밖에 없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페이지 끝을 접어가면.. 더보기
<서평>냉전의 추억 냉전의 추억 - 김연철 지음/후마니타스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이 최근 책으로 묶어 낸 을 보면서 맨 먼저 떠오른 것은 지난 7월11일 일반에 개방된 우이령 길이었다. 1968년 북한 공작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한 침투로로 사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폐쇄된 뒤 41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그 길 말이다. 남북 사이의 대결은 우리 내부에 있었던 길마저 끊어버릴 정도로 위력을 발휘했다. 하물며 남북 사이의 길이야 말해 무엇 하리. 남과 북이 서로를 향해 물리적·정신적 선을 긋고 반목과 대결, 증오와 저주를 일삼던 시절을 우리는 '냉전'이라고 부른다. 1980년대 말 미·소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소련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담론의 영역에서 냉전이라는 용어의 사용빈도는 현저하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