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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화책 보는 아빠

[어린이책 리뷰]신기한 독 재일 조선인인 홍영우 작가는 연세가 꽤 많은 분이다. 그런데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아 한국을 오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보리 출판사와 함께 많은 작품을 했다. 민속도감을 그리기도 했고, 여러 이야기책을 냈다. 얼마전엔 청소년판 열하일기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이 꽤 마음에 든다. 이야기는 가난하지만 성실한 주인공이 받은 복을 욕심 많고 음흉한 인물이 뺏으려 한다는 '흥부놀부' 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또하나의 구조가 겹쳐진다. 마을 원님이라는 지배자, 권력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앞서 나오는 농사꾼 대 부자 영감의 대결구도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간다면 부자 영감이 골탕을 먹고 농사꾼이 복을 누린다는 해피엔딩이었을 테지만 원님이 등장하면서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더보기
[어린이책 리뷰]무릎딱지 출판사 분이 이 책을 들고 찾아왔었다.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이 책을 건네받았다. 출판사 분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이 책의 표지를 넘겼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휘리릭 페이지를 빨리 넘겼다. 눈동자에 습기가 차는 것을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좀 딴 얘기지만 책을 들고 와서 소개를 하다가 눈물을 찔끔한 분이 한분 있었다. 이라는 책을 낸 상상의 숲 출판사 대표였는데 그 책의 원고가 너무나 감동스럽다고, 처음 원고를 받아보고는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면서 그 당시가 다시 떠올랐는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여하튼 남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게 그리 아름답게 여겨지지 않는 문화에서, 어린이 책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건 쑥스러운 일이다... 더보기
[리뷰]어린이 책 모둠 아차, 하는 사이에 8월말부터 어린이 책 리뷰 기사 갈무리를 해두지 못했다. 내가 쓴 글들을 증거보전 차원에서 모아두기로 했으니 짧은 기사지만 갈무리 한다. 두어달 밀린 것을 모아놓으니 꽤 된다. 벌써 기억이 가물한 것도 있다. '망각의 힘'은 대단하다. 읽은지 얼마나 됐다고... TV 발명의 원천, 호기심 그리고 상상력 TV를 발명한 소년 - 캐슬린 크럴 지음, 정미영 옮김, 그레그 카우치 그림/봄나무 데이글로 형제 - 크리스 바턴 지음, 정지현 옮김, 토니 퍼시아니 그림/문학동네어린이 필로 판즈워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철 지난 과학잡지를 읽으며 과학공부를 했고, 발전기를 직접 수리하며 전자제품의 원리를 깨우쳤다. 그리고 불과 열네살 때 감자밭을 갈다 오랫동안 궁리해오던 텔레비전의 구현 원리를 .. 더보기
[리뷰]소년과 바다 일삼아 보는 것이긴 하지만 요새 청소년을 독자층으로 쓰여진 소설을 읽으며 쏠쏠한 재미를 느낀다. 성인인 내가 읽는 청소년 책 읽기의 재미와 장점은 대략 세가지다. 첫째, 짧다. 매우 긴 장편도 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은 대체로 두어시간이면 읽을 수 있다. 둘째, 소설이 갖춰야 할 요소는 모두 갖췄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소설이라고 해서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등장인물의 갈등과 연속되는 사건, 이로 인한 긴장과 결말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등 우리가 소설에서 얻는 재미와 즐거움의 요소는 모두 갖췄다. 셋째, 지나친 감정의 소모를 피할 수 있다. 일반 소설은 길이와 소재에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상황을 극단까지 몰고가는 경우가 많다. 묘사와 서술이 필요 이상으로 긴 경우도 있고. 그런데 어.. 더보기
[리뷰]풀이 좋아 나는 왜 이토록 생태 세밀화에 끌리는걸까? 시골 출신이어서 몸속에 자연의 DNA가 도시내기보다 강하게 각인돼 있는데 도시에 살다보니 자연을 자주 접하지 못해서 그런걸까? 이 책은 본격 생태세밀화와 수채화의 중간쯤이다. 세밀화에 포인트를 두기 보다는, 풀들의 한살이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는데 포인트를 뒀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러고보니 오늘 점심을 먹으러 갔던 식당에 커다란 화분이 하나 있었는데 강아지풀이 한가득이었다. 주인에게 일부러 강아지풀을 키운건지, 방치했는데 그렇게 된건지 묻는다는게 까먹고 그냥 나왔다. 둘레가 사람 한품 정도 되는 커다란 화분에 강아지풀이 가득 담겨 있으니 그것도 나름 볼만한 풍경이었다. 울트라 캡숑 블로거라면 그걸 찍어다 블로그에 올리고 했을텐데, '디지털 이주민'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