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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책 속의 풍경

[풍경]놀이와 추억 '그 동네의 공터'


"아랫동네에서 윗동네로 이어지는 길 중간에 생긴 이 작은 공터는 수십년 전부터 ‘이층마당’으로 불렸다. 이곳은 소방도로가 뚫리기 전만 해도 항상 사람들로 북적대던 동네의 공동 마당이었다. 차들이 드나들 때면 놀이를 멈추고 피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지금도 동네에서 이곳만큼 아이들이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곳은 없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팔방놀이며, 다방구, 깡통차기, 고무줄, 술래잡기를 하는데 아이들이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은 이어달리기다." 인천 만석동의 '기찻길 옆 공부방' 삼촌 유동훈이 쓰고 찍은 <어떤 동네>(낮은산) 중에서. (2010.12.4)

어떤 동네 - 10점
유동훈 글.사진/낮은산

**오늘처럼 으스스하게 추운 날에도 이 동네 꼬마 녀석들은 골목길 공터에 모여서 떠들며 놀아대겠지. 그 옛날처럼 누런 코를 흘리거나 볼이 빨갛게 얼어 있지는 않을지라도. 문득 책 한권이 떠오른다. 얼마 전 읽었던 이현 작가의 연작소설집 <오늘의 날씨는>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대단지 아파트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마을 사람들, 그 마을 아이들 이야기다. 십년 넘게 함께 살아온 이웃들은 가진 것은 없어도 '이웃'이라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동네를 둘러싼 아파트와 대비되는 이 마을은 어떤 의미에서 이상향으로 그려진다. 김홍모 작가의 따스한 그림이 곁들여진 이 이야기는 마치 위 사진 속 마을 이야기인 양 상상하게 된다.

오늘의 날씨는 - 10점
이현 지음, 김홍모 그림/창비(창작과비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