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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책 속의 풍경

너무 늦게 도착한 편지...가 아니라 책!

(이 사진에서 뭔가 이상한 것이 보이지 않나요?)

사람 하는 일에는 실수가 있기 마련이다. 나름 꼼꼼하다고 하는 나 (실은 '꼼꼼'이라기 보다는 소심에 가깝다) 역시도 이런 저런 실수들을 달고 산다. 엄청나게 큰 실수를 하지 않은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문학동네에서 '풋'이라는 청소년인문계간지를 내고 있는데 전에 본 기억이 있다. 새 책이 나왔다고 매번 보내는 건 아닌것 같은데 여하튼 며칠전 신간들과 함께 한권이 내게로 왔다. 당장 훑어볼 짬이 나지 않아 일단 신간들 사이에 끼워놓았다. 어제 회의를 마치고 책들을 정리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는 휘리릭 훑어보았다. 카투니스트 앙꼬가 연재중인 '앙꼬의 청춘일기'가 눈에 들어왔다. 카툰을 다 읽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번주 날씨가 무지 추워져서 후덜덜 떨고 있는데 만화 내용은 무지 덥고 끈적대지만 바다엘 갈 수 있는 여름이 좋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흠, 여름이라.

다시 표지를 보았다. 파란색 바다와 소년이 표지 그림이었고, 특집 주제는 돌고래였다. 그리고 제호 아래에서 '2010 Summer'라고 분명히 박혀 있었다. 흠, 그렇다면 무지 늦게 나온 여름호란 말인가? 책 사이에 보도자료가 꼿혀 있었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의 표지엔 '2010년 가을 신간안내문'이라고 박혀 있었다. 보도자료 표지에 실린 가을호 표지는 역시 가을 냄새를 풍겼다.

잡지 제목이 '풋'인데, 그야말로 '풋'하고 웃음이 나왔다. 아직 출판사에 연락해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대강 이해가 되시지 않는가? 이 일을 하면서 출판사들의 여러 실수를 접해봤는데 요건 또 새로운 유형이다. 간만에 혼자서 재미나게 웃었다. 문학동네 담당자분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