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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동화책 보는 아빠

[리뷰]멍멍이 호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소설의 전형적인 등장인물과 갈등구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린이 소설을 많이 읽어본 독자라면 혹시 지루하고 뻔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으나 이처럼 전형화시킨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본다. 아이들만의 비밀과 그 비밀 유지를 위협하는 악당,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 이런 환경에서 벌어지는 모험...
 
지은이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라는 영화의 원작소설을 쓴 작가라고 하는데, 작중 여자 주인공은 자신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작품의 메인 에피소드 자체가 자신이 어렸을 적 겪었던 일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왜 그토록 강아지에 집착을 하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참고로 나는 절대로 개를 집안에서 키울 생각이 없다.

갈 곳 없는 멍멍이 쉼터, 아이들은 지킬 수 있을까

멍멍이 호텔 - 10점
로이스 덩컨 지음, 박중서 옮김/갈대상자(찰리북)

아버지의 전근으로 새로운 마을로 이사를 오게 된 브루스와 앤디 남매. 앤디네 가족은 새 집을 구할 때까지 이모할머니 댁에 머무르기로 한다. 그런데 이모할머니는 지독한 개 알레르기가 있어 앤디의 단짝이던 개 베베를 데려오지 못한다. 시인이 되고 싶어하는 여자아이 앤디는 베베 생각에 우울하고 이모할머니가 못마땅하기까지 하다.

그러던 어느날 앤디는 불쌍한 떠돌이 개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오지만 이모할머니 때문에 내보낸다. 그런데 갈 곳 없는 이 개는 어른들 몰래 집에 들어오고 새끼까지 낳는다. 오빠와 동생은 고민을 하다가 기발한 생각을 한다. 이웃에 있는 빈집에 몰래 개를 데려다 놓고 키우는 것이다.

이리하여 빈집은 ‘멍멍이 호텔’이 된다. 어미 개와 새끼 개 세마리로 시작했지만 자꾸만 투숙객이 늘어난다. 이웃에 사는 재수없는 부잣집 도련님 제리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도망친 개도 브루스를 찾아온다. 남매의 ‘사업’을 알게 된 친구들이 하나둘 비밀을 지킬 것을 약속하고 공동운영자가 된다. 하지만 개 먹이를 구하는 것도 아이들에겐 버겁고, 비밀이 유지되는 것도 위태롭다. 급기야 어른들이 이 황당한 사태를 알아차리게 된다.

빈집, 떠돌이 개,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한 친구들, 버릇없고 공격적인 부잣집 아들과 냉정한 어른들…. 동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들이다. 스릴러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원작소설을 쓴 작가 로이스 덩컨의 <멍멍이 호텔>은 버림받은 개와 어린이 사이의 교감, 어린이와 어른들 사이의 단절, 이에 따른 갈등과 위기, 우연한 계기로 인한 화해와 서로에 대한 이해 등 동물이 등장하는 동화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20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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